아직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몰랐던 나에게
『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1장. 아직 커리어 패스도 뚜렷한 미래도 없던 나를 돌아보며, 오늘의 평범함 속에 과거의 내가 바라던 미래가 있음을 발견한다.
과거의 나, 지금의 나,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날의 나에게
한때 우리에게는 ‘커리어 패스’가 없었다
어떤 직함이 멋진지, 어떤 산업이 성장하는지,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떤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몰랐던 내가 있었다. 그저 그림을 좋아하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무언가를 분해해 보고,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을 좋아했다.
미래는 계획이 아니었다. 흐릿했지만 넓었다.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덜 알았기 때문에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덜 의심했다.
커리어 패스보다 먼저 있었던 것은 호기심이었다.
첫 번째 꿈은 ROI 계산을 잘 모른다
아이는 보통 이 직업이 안정적인지, 시장이 얼마나 큰지, 연봉이 얼마인지 묻지 않는다. 재미있는지, 해볼 수 있는지, 더 알고 싶은지를 묻는다.
돈과 책임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선택을 최적화하는 법을 배우기 전, 우리는 어떤 것이 우리를 더 살아 있게 만든다는 이유만으로도 가까이 갈 가치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작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가치 있던 것들이 있었다.
그러다 세상은 ‘올바른 삶’의 모양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무엇을 전공할지, 어떤 일이 유망한지, 언제 안정될지, 직함은 무엇인지, 얼마를 버는지, 다른 사람은 어디까지 갔는지. 이런 질문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만 듣다 보면 남에게 설명하기 쉬운 것으로만 자신을 측정하게 된다. 호기심, 배려, 용기, 작은 일을 잘 해내는 즐거움처럼 프로필에 넣기 어려운 것들은 보이지 않게 된다.
남에게 설명하기 쉬운 삶이 반드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삶은 아니다.
오늘의 평범함 중 일부는 한때 당신의 미래였다
오늘도 같은 노트북을 열고, 같은 길을 걷고, 익숙한 기술을 쓴다. 반복은 성취를 배경으로 만든다.
몇 년 전의 눈으로 오늘을 보자. 이 방, 이 일, 선택할 자유, 곁의 사람들, 내 선택대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한때 아주 멀리 있었을 수 있다.
우리는 진전에 너무 빨리 적응해서 남은 거리만 보고 이미 건너온 거리를 잊곤 한다.
오늘 지겨운 것 중에는 과거의 내가 간절히 닿고 싶었던 것이 있을 수 있다.
사라진 모든 꿈이 실패는 아니다
두려워서 놓친 꿈도 있고, 상황이 바뀌어 끝난 꿈도 있고, 지금의 내가 더는 원하지 않는 꿈도 있다.
성장은 어린 나에게 했던 모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에게 얼어붙은 삶을 빚지고 있지 않다. 그 꿈이 한때 진짜였고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음을 존중하면서 놓아줄 수 있다.
꿈은 현실이 되지 않아도 자신의 역할을 끝낼 수 있다.
어쩌면 질문은 ‘나중에 무엇이 될까?’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릴 때 미래는 명사처럼 보였다. 의사, 건축가, founder, 예술가, 엔지니어.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은 직업명 하나에 들어가지 않는다.
더 오래 남는 질문은 어떤 일을 하든 어떻게 살고 싶은가,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싶은가, 더 많이 가졌을 때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 계획이 실패했을 때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일 수 있다.
직업과 직함은 바뀐다. 내가 내 삶 안에 어떻게 존재하는지가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를 더 잘 말해준다.
우리는 직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 된다.
그때의 내가 오늘의 당신을 만난다면
내가 과거로 가는 대신 어린 내가 오늘의 평범한 하루에 들어온다고 상상해 보자. 큰 성취만 보여주지 말자. 방, 일정, 사람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선택지를 보여주자.
무엇에 놀랄까? 예전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화요일에 일어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자랑스러워할까? 그리고 왜 예전에 그렇게 원했던 것을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보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감사하라고 강요하는 연습이 아니다. 익숙함이 지워버린 관점을 되찾는 방법이다.
현재의 삶을 보기 위해 과거의 내 눈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아직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몰랐던 나에게
우리가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려고 쓰는 편지는 아니다. 나도 아직 내가 결국 어떤 사람이 될지 완전히 모른다. 마음을 바꾸고, 길을 잃고, 다른 사람이 더 빨리 가는 것을 보며 내 길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우리는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멀리 왔다. 모든 꿈이 남아 있지는 않고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네가 바라던 몇 가지는 조용히 내 일상이 되었다.
한마디를 돌려보낼 수 있다면 더 올바른 길을 고르라고 하지 않겠다. 조금 더 오래 궁금해하고, 모르는 것을 조금 덜 두려워하라고 말하고 싶다. 네가 아직 무엇이 될지 몰랐기에, 내가 하나 이상의 것이 될 공간이 남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멀리 왔다.